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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동포사회의 고마운 사람들/하의배

2012년 05월 14일 10:58 문화・력사

막내손자녀석이 지방에서 혼자 살게 되였다.

가정의 막내이며 집안의 막내인 이 애는 나에게는 열다섯번째 손자가 된다. 식구들모두가 하나같이 오냐오냐하며 어루만지며 키운 아이이다.

그래서 도꾜에서 나서자라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부모슬하에서만 자란 애가 먼데서 방을 빌려 생활하게 되였으니 식구들의 관심과 걱정은 컸었다.

《조선신보》 독자들이 들으면 웃으실것이지만 로친네는 막내손자가 새 생활을 시작할 때 어머니로서 같이 가서 방을 꾸며주지 않았다고 며느리를 탓하기도 하였다.

대학원공부를 하게 되는것을 계기로 이제는 막내를 자립시켜보려는 며느리의 생각과 언제까지나 품고있어보고싶었던 로친네의 생각에 차이는 있었어도 식구가 많은 집안에서 20년이상 누구나가 응석을 받아주며 지켜보던 막내손자는 언제나 《막내》로 있을수밖에 없었던것이다.

증손자가 해마다 늘어나는 속에서도 나 역시 이 손자녀석이 대학을 졸업하게 되였을 때에는 어느새에 이렇게 다 컸을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런 《막내》가 친척도 아는 사람도 없는 지방에서 살게 되여 외로워서 그런지 총련본부회관부터 찾아갔다고 한다.

그곳 본부관하에 살게 되였으니 인사를 하는것이 도리라고 본부위원장을 찾아갔다는데 세번째로 찾았을 때에야 회관에 계셨던 본부위원장께 직접 인사를 올릴수 있었다고 한다.

본부위원장께서는 사전에 련락도 없이 나타난 손자녀석을 반갑게 맞아주시고는 본부의 행사일정을 알려주시면서 공부가 바쁘더라도 태양절행사에는 꼭 나오라고 해주시였으며 조청원들이 모이는 날자도 다 대주셨다고 한다. 또한 생활은 어떻게 꾸렸으며 공부하는데서 불편한것이 없는가고까지 물어보셨다고 한다.

식구들의 두터운 《보호》속에서만 자란 손자녀석이 낯설은 곳에서 총련조직의 고마움과 동포애를 가슴가득 느끼도록 해주신것만 해도 고마운 일인데 본부위원장께서는 애가 다시 뵙겠습니다고 인사를 드리고 본부회관을 떠나려고 할 때에는 학업에 보태쓰라고 용돈까지 주셨다고 하니 이 할애비는 너무도 놀랍고 고마워 무어라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 좋을지 모른다.

그날 밤 손자녀석이 며느리에게 총련본부에 찾아가서 있었던 일들을 전화로 상세히 알리면서는 총련의 재정이 어려운줄로 아는데 본부위원장이 주시는대로 자기가 돈을 받은데 대하여 후회하더라고 한다.

그런데 며칠후에는 본부위원장에게서 손자녀석의 소식을 들었다는 상공회 역원들이 애를 불러내서 푸짐한 저녁을 사주시고 대학원을 졸업하면 이곳에서 함께 일해보자고 격려해주시였으며 청상회 역원으로 있는 사람은 학비납부문제를 진정으로 걱정해주었다고 한다. 또 대학시절의 선배라는 사람은 자동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와 새 생활에 필요한 비품들을 다 사주었다는 사실들은 우리 모든 식구들을 기쁘게도 하였으나 그보다 더 송구스럽게 만들어놓았다.

아직은 동포들을 위해 해놓은것이 하나도 없고 민족교육의 혜택을 《응당하게》 받아온 철없는 새 세대의 한사람인 내 손자녀석을 친아들, 친동생처럼 보살펴주시는분들이 너무도 고마울따름이다.

고마운 동포들을 만난 손자녀석은 대학원공부에 달라붙으면서 자신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다시한번 가다듬었을것이다.

우리네 막내둥이 마음은 확실히 성장하였을것이다.

이 글이 남들이 보시기엔 미련한 할애비의 괜한 손자자랑이 될수도 있다는것을 모르지 않기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필명으로 내보내게 되였다. 독자여러분들에게 사죄하며 《고마운분들》께는 량해를 바라는바이다.

(도꾜거주, 87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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